신년을 맞아 ‘2009년 첫번째 책’으로 선물받은 소설, “금단의 팬더”.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 책의 광고 문구처럼 ‘<이 미스테리가 대단해> 수상작’, ‘최고의 미식 소설’이라고 치켜 세우기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이사카 코타로의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나 카이도 타케루의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같은 소설들 - <이 미스테리가 대단해>의 다른 수상작들이다 - 과 어깨를 견주기에 미스테리적인 요소들이 너무 취약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 이렇다 할 복선 하나 없는 와중,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뻔한 결말’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사건의 시작으로부터 결말까지 이르는 이야기의 설득력도 부족. 나름 ‘미식 소설’이라며 미각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이야기지만, 소설 속의 어떤 음식으로부터도 사소한 단서가 발견되거나 미약한 반전이 일어나는 경우도 없었던 점도 섭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이 소설에 대해 묻는다면 크게 주저하지 않고 추천할 생각. 치밀한 미스테리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서툴기 그지없는 소설이겠지만, 미각과 요리사들의 열정을 소재로 하는 이색 소설 정도로라면 재미있게 읽을만한 소설이니까. 이 소설을 쓴 타쿠미 츠카사는 실제로 고베의 프랑스 요리점에서 일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레스토랑의 주방 커튼 뒤 모습이나 요리를 앞에 둔 요리사들의 심리와 태도 등을 묘사하는 부분은 확실히 탁월하다. 소설 속 인물인 코타군의 요리처럼 거칠지만 강하고 자신있는 인상이 남는 소설이랄까.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엉뚱하게 비스트로(프랑스식 가정요리)의 세계에 빠지기도, 쿨럭;;
아무튼 이 소설에 대한 나의 별점은 ★★★☆쯤. 확신컨데 책장을 넘기는 재미는 누구에게나 괜찮은 소설일 듯 싶다. 책을 덮은 후의 감상은 물론 사람에 따라 가지가지일테지만.
* 주의 : 고베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 등장인물들이 간사이 사투리로 대화하는 장면이 많은데, 역자가 이런 대화 모두를 경상도 사투리로 번역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사투리를 살렸어야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 편으로는 나름의 센스를 부리느라 애쓰셨네 싶었던 부분 –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무척 거슬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도 적응이 좀 될 때까지 한동안은 엄청 거슬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