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도 못 푸는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 문제를 푸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
“기하 문제인 것 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함수 문제라던가.”
“그 문제를 풀어도 아무도 행복해지지 않아.”
모처럼 재미있게 본 미스테리물이었다.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을 읽고 봤었지만, 소설을 미리 읽은 사람에게나 그렇지 않았을 사람에게나 재미있을법한 영화. 어찌보면 원작의 문장 하나하나를 그대로 영화로 옮겨적은 느낌의 영화였는데, 영화만의 만듦새가 꽤 괜찮아 애써 영화와 견주어 보며 예민하게 굴 필요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캐스팅도 참 괜찮았는데, 특히 이시가미 역을 맡은 츠츠미 신이치의 캐릭터가 원작을 읽으면서 느꼈던 이미지 그대로였어서 한껏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런치의 여왕”에서 어벙한 첫째 형으로 나오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 유카와 교수 역의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낯선 얼굴이었는데, 찾다보니 “용의자 X의 헌신”과 더불어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 교수가 활약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시리즈물 중 하나인 “탐정 갈릴레오”의 TV 시리즈에서도 유카와 교수 역을 맡았던 양반인 것 같다. (우츠미 역으로 출연한 시바사키 코우도 함께)
극장을 나서며 영화를 함께 본 젠젠양에게 ‘영화로 옮겨놓아서인지 소설보다 좀 더 애절하고 로맨틱한 느낌이다’ 라는 감상을 이야기했었는데, 젠젠양은 그건 내가 소설에 대해서 완전히 잘못 기억하고 있는 거라며 살짝 발끈했다. 소설도 완전 절절했다며. 내 기억에는 스토리 속 인물들의 감정을 꽤나 건조한 느낌의 문체로 그려 왠지 더 애틋한 기분이었던 것 같은데, 내가 정말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이려나. 주말 즈음에 모처럼 책을 다시 한 번 꺼내 읽어 보아야 겠다.
이 영화에 대한 나의 별점은 ★★★☆ 쯤. 더 줄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가 뺀 별점 반 개는 영화 전반에 걸쳐 유카와 교수의 간지를 위해 애쓴 구석들에 대한 괜한 심통 때문. 여러모로 이해는 가지만 마음에는 안드니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