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읽은 책을 펼쳐보면 붉은 색연필이나 심이 두터운 연필로 밑줄을 그은 문장을 만날 때가 있다. 어떤 건 다시 읽어보아도 왜 밑줄을 그었을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문장도 있다. 사람도 그러하다. 이전에 좋아햿던 사람을 다시 우연히 만나게 되었을 때 내가 이 사람의 어떤 면을 좋아했던 걸까,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런 일도 있다.
_ 정미경의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중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에서
작년 이 맘때 부터 가을이 시작될 무렵까지 늘상 숨이 가득 차올라 있었던 여름에게 복수라도 하려는 듯, 읽고 또 읽었던 정미경의 책을 다시 꺼내 읽었다. 때때로 문장 속에서 내 자신이 떠올라 스스로를 흠집 내었고, 때때로 다른 사람을 떠올리며 다시 그 상처를 보듬게 되던 이상한 독서 – 올 여름 다시 읽는 정미경의 문장은 그 누구에게도 상처로 다시 적히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싸이월드 블로그 2008.08.10일자 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