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호 1집, "Alterego"
9300794004.mp3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는 그럭저럭 사회적으로는 ‘금연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요즘, 오랜만에 들은 이규호의 “담배 끊기”가 가슴에 와 꽂힌다. 나를 비롯한 나의 초 측근들은 최근 누군가를 위해 담배를 끊은 상황. 담배 없는 관계를 상상할 수도 없었던 아저씨들끼리 마주 앉아 담배없이 커피나 홀짝거리고 있자면 그 모양새가 참 볼만하다.
이런 사람들끼리 종종 함께 금연에 대한 화제를 나누면 감상은 대체로 비슷한데 – 냄새가 싫어서, 건강에 안좋으니까 등등의 이유로 금연을 권하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담배란 “나를 위해서 그것도 못해?”라는 하는 요구에 그냥 “알았어”하고 수도꼭지 잠그듯이 바로 뚝 끊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도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거. 어쩌다가 금연의 언약을 깨고 다시 담배를 물었다가 발각되었을 때 겪게되는 곤란함은 내가 세상 살면서 경험한 여러가지 곤란함 중에서도 앞세워 손에 꼽을만큼 강했다. 흡연을 예찬하고 싶지는 않지만 금연의 언약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한한 자비심으로 옹호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세상의 모든 연인들에게 바라건데 – 자신의 상대가 금연의 언약을 잠깐 어겼다 하더라도 그를 단번에 신용할 수 없는 인간으로 치부해 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끝내 금연하지 못하는 당사자야말로 세상 누구보다 자신의 몸 속에 남아있는 니코틴들을 치약 짜듯 바싹 훑어 짜내버리고 싶은 사람일지도 모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