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의 집착

12 8, 2009

영화, “10억”

Posted by: 마코토팬더 In: 곤조없는 영화 사랑

영화 "10억"
* 아주 약간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휴가 중 아무 생각없이 틀어놓았던 TV의 영화 정보 프로그램에서 보고 꽂혀 갑작스레 보게 된 영화 “10억”.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봐줄 만한 스릴러였다. 이색적인 소재에 괜찮은 연기력의 배우도 다수 출연했고 호주의 자연경관도 아름답고 하다보니 일단 보는 재미가 그럭저럭 괜찮았다. 덮어놓고 힘있게 이야기를 끌고가는 대담무쌍의 연출도 인상적이었고. 하지만 리얼 서바이벌 쇼를 소재로 9명의 캐릭터(존재감이 약했던 카메라 기사는 제외)를 무려 호주까지나 데려가서 이야기를 펼친 스케일에 비하면 아쉬운 점이 더 많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아쉬웠던 점은 리얼리티의 결핍. 영화 초반부에 참가자들에게 제시되는 게임의 내용이 김빠지게 유치했고, 각 캐릭터들이 부자연스럽게 과장되게 그려진데다가, 한 명 한 명 죽어나가는 과정에서 극한의 상황에 내몰리게 된 참가자들의 감정 연출도 다소 엉성해 리얼리티가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이야기의 중심에 선 장PD(박희순 분)의 캐릭터는 말투부터 표정 하나하나까지 부담스럽기 그지 없어 광기로 변질된 그의 복수심에 좀처럼 감정이입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무척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었던 이유는 이야기의 끝에 짠, 하고 밝혀지는 충격적인 결말 때문. 다소 진부한 구석도 없지 않지만, 전형적인 스릴러적 구조에서 맛볼 수 있는 긴장감은 괜찮은 편이었다. 뭐 여기에 대해서도 다른 감독이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식의 잡념을 떨쳐버릴 수는 없지만, 흐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영화. 이 영화에 대한 나의 별점은 대충 ★★★☆쯤 되겠다. 아쉬운 게 많다보니 누구에게든 보라고 선뜻 권하지는 못하겠는데 내가 낸 영화비가 전혀 아깝지는 않다, 정도의 느낌이랄까. 3개에서 덧붙인 별 반 개는 발군의 연기를 선보인 박해일, 신민아와 정유미 때문. 특히나 고시생 안경의 어리버리 정유미 – 처참한 최후가 안습이지만, 그래도 죽기 전까지 너무 귀여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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