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의 집착

11 9, 2009

나의 두 번째 맥북

Posted by: 마코토팬더 In: 아슬아슬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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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반 동안 애지중지 아꼈던 맥북이 지난 여름 비극의 침수사고를 당하면서 바로 혼수상태에 빠졌었다. 만방에 수소문하여 고쳐볼 방도를 찾아보았으나 마땅한 방법이 없더라. 지인의 권유에 따라 손수 맥북을 분해하여 침수 부위를 세척하는 작업도 시도해 보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이런 걸 점입가경이라 했던가, 안하느니만 못했던 상태로. 인터넷 어딘가의 알 수 없는 게시판의 댓글에서 저 멀리 성동구 어딘가에 있는 리페어샵이 침수당한 맥북을 성공적으로 수리한 경험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휴가까지 내어 찾아가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곳의 그 믿음직스럽던 국가공인 PC정비사 1급 테크니컬 매니저 양반마저 한 달만에 유감의 말과 함께 내 맥북을 소생시키는 시술을 중단하겠다고 알려왔다. 갑작스레 가족을 잃은 듯 절망적이었다.

그 이후 한 달 즈음은 맥북을 새로 살까말까 하는 고민으로 보냈다. 하루는 사야겠다 마음 먹었다가, 다음 날은 쫌만 참아볼까 하는 마음으로 구매본능을 잠시 잠재웠다가, 또 그 다음 날에는 에이씨 인생 뭐 별 거 있나 싶은 마음으로 다시 구매를 결심하는 식의 번뇌가 반복되는 고통의 나날이었다.

그렇게 지내다가 난 결국 두 번째 맥을 구입했다. 배송받은 건 지난 주 토요일.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몇 일동안 제대로 한 번 보지도 못하고 있다가, 어제쯤 겨우 전원을 넣고 한참 마주 앉아 있을 수 있었다. 이거저거 돌려보고 어플리케이션도 설치하고 해 보고. 그런데 새 맥북을 받아들고도 이상하게 대면대면한 기분이 들더라. 애틋한 마음으로 일주일 쯤 기다리다가 흥분이 가라앉아서 그랬었는지, 아님 다른 마음인지. 어찌보면 헤어진 애인을 지우려고 새로 만난 여자에게서 예전 사람의 모습만 찾게 되서 찝찝한 기분과 비슷하달까. 아무튼 의외로 덤덤한 기분에 맥이 좀 빠졌다.

뭐, 말은 이렇게 해도 결과적으로는 새 맥북을 사서 무척 기쁜 상태. 신한카드의 부분 무이자 10개월 할부가 없었다면 누릴 수 없었을지도 모르는 행복이기에 결제의 순간부터 신한카드에게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더 많이, 더 열심히 긁어줄께요) 이 글을 쓰며 매끈하게 빠진 새 맥북의 직찍 사진도 찍어 올리고 싶었지만 디카가 요 몇일 다른 사람의 손에 쥐어져 있는 관계로 대신 애플 사이트 캡쳐사진을. ‘Mac이 좋은 이유’가 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절대 조목조목 대답해 줄 수 없지만 그래도 어쨌든 나는 두 번째 맥북을 샀다. 게다가 엄마는 아직 모르신다.

새 맥북 만세.

4 Responses to "나의 두 번째 맥북"

1 | havaqquq

9월 12th, 2009 at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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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공포 리스트 1위는 맥북이 고장나는 것이고 2위는 외장 하드디스크가 고장나는 것. 정부는 사회안정망 확보를 위해서라도 어서 맥북 무상 교환 제도를 실시해야..

2 | 마코토 팬더

9월 12th, 2009 at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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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아직 맥북 디스크 드라이브 안되지 않는가? 내 디스크 드라이브를 저렴한 가격에 인수하는 건 어떨런지. 그렇잖아도 고장난 맥북 되는 부품들만 각각 떼서 좀 내놔볼까 싶은데.

3 | 곰댕

9월 13th, 2009 at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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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이 좋은이유. = 간지.
부러워요. ㅋ

4 | jenjen

9월 21st, 2009 at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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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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