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트는 순전히 자랑만을 위한 것임. 어떠한 정보도, 감상도 없음. 열심히 읽어봐야 별 내용 없다는 뜻. 읽다보면 짜증날 수도 있으니 어지간히 심심하지 않으면 창을 바로 닫아버리길 :p
(엄마한테는 절대 비밀인데) 지난 주 목요일, 회사에서 인센티브가 나왔다. 무척 기뻤다. 나는 기념삼아 그동안 사고 싶었던 커피 드립 주전자를 사기로 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가격을 알아보았다. 아니, 그런데 제일 싼 것도 7만원이 넘고 (게다가 이 친구는 품절) 맘에 드는 것은 10만원도 넘는 것이 아닌가! 커피가 아무리 좋다지만 주전자 하나를 10만원씩 주고 사는 건 미친 짓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무척 슬퍼졌다.
하지만, 곧 K로부터 자신의 지인이 남대문 수입상가에서 엄청 염가에 구입했다는 정보를 들게 되었다. 그래서 내친김에 K와 주전자를 사러 가기로 하였다. 우리는 다음 날 점심에 회현역에서 만났다. 맛있는 수제비와 냉면을 먹고 식후땡을 피운 다음 은행에 들려 돈다발을 찾고 남대문 수입상가로 달려갔다.
그곳은 과연 커피용품의 천국이었다. 물론 커피용품점들로 가득 차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 업소는 몇 개 안되었지만 가게마다 다양한 커피용품들이 가득했다. 인터넷에서 볼 수 없던 것들도 많았다. K와 나는 무척 흥분했다. 한 가게에 들러 설레는 마음으로 가격을 물어봤다. 그런데 젠장, 가격도 쌌다. 내가 좋아하던 700cc짜리 Kalita 드립 주전자가 단돈 25,000원! (물론 이것은 진품이 아닌 카피 제품의 가격이다. 어차피 스뎅이고 모양만 같으면 되는 거니깐.) 게다가 다른 커피용품들도 거의 30% 이상 쌌다. 정말 놀라왔다. 이 곳은 진정 내가 몰랐던 신세계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결국 집에 있던 조잡한 커피용품들을 모두 버리고 모든 용품들을 새로 구비하기를 결심하는 데에 이른다. 커피 드리퍼, 서버, 밀까지 모든 것을 새로 샀다. 드리퍼와 서버는 Kalita , 밀은 실용적인 디자인의 HARIO 밀이었다.(세라믹 칼날이 달렸다!) 여기에 여과지를 한 뭉탱이 함께 보탰는데 이 모든 것을 구비하고도 총 구입비용은 믿을 수 없는 가격 68,000원. 인터넷에서 봤던 주전자 값 하나로 나는 결국 핸드드립 풀세트를 구입한 것이다. 오오-
기쁨에 찬 나는 8비트의 경쾌한 스텝으로 집에 돌아왔다. (아, 집에 먹던 원두가 없어 급한대로 스타벅스에 들러 원두를 한 봉지 사서 K와 반반 나누기도 했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커피를 갈았다. 그리고 그동안 너무 갖고 싶었던 주전자로 핸드드립을 시도, 시도, 시도, 시도, 시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내린 커피는 정말 맛이 없더라;;
나의 드립은 아직 최악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었다. 새끈한 커피용품들을 마구 담을 때만 해도 난 내가 드립한 커피가 이렇게 맛없을 줄은 미처 생각 못했더랬다. 흑흑.
그런 연유로 나는 이번 연휴 내내 정말 열심히 드립 연습을 했다. 정말 매번 쵸 열심히 도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드립 실력이 점점 퇴보하는 느낌이었다. 커피는 점점 맛이 없어졌다. 지켜보단 가족들은 나를 조롱했다. 오기가 난 나는 내가 내린 커피가 맛없다고 버릴 수도 없었다. 그래서 꾸역꾸역 다 마시고 또 내리고, 꾸역꾸역 다 마시고 또 내리고.
몇 시간 전 마셨던 마지막 커피 역시 진짜 맛이 없었지만 그래도 무척 기쁘다. 어쨌든 나는 새끈한 4종 세트를 구비했으니깐. 아직도 내 Kalita(카피) 주전자의 스뎅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으니깐. 그리고 내일은 신천 김대기 실장님네 가게로 맛있는 원두를 사러 갈꺼니깐. 뿐만 아니라 어깨 너머로 실장님의 비기도 훔쳐보고 올 예정이니깐.
그래서 언젠가는 내가 내린 커피가 ‘제일 맛있는 커피’가 될 지도 모르니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