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병 근무를 마치고 나는 영영 집을 떠났다. 이제 아버지는 더이상 늦잠 자는 나를 깨울 필요가 없었다. 나도 더이상 아버지의 간섭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한때 아버지와 나는 하루도 떨어져 지내지 않는 사이였지만, 이제는 1년에 만나는 횟수가 열 손가락으로 다 꼽을 수 있는 그런 사이가 됐다. 그리고 한동안 나는 그게 자유라고 생각했다.
자유. 아침에 늦게까지 잠잘 수 있는 [...]
방위병 근무를 마치고 나는 영영 집을 떠났다. 이제 아버지는 더이상 늦잠 자는 나를 깨울 필요가 없었다. 나도 더이상 아버지의 간섭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한때 아버지와 나는 하루도 떨어져 지내지 않는 사이였지만, 이제는 1년에 만나는 횟수가 열 손가락으로 다 꼽을 수 있는 그런 사이가 됐다. 그리고 한동안 나는 그게 자유라고 생각했다.
자유. 아침에 늦게까지 잠잘 수 있는 [...]
오늘로 집을 나와 혼자 산지 딱 3주가 되었다.
처음에 이 집에 내 짐을 들이던 날, 과연 내가 이 곳에서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밀려왔었다. 하지만 싱크대를 바꾸고(첫 날밤 심란한 감상의 가장 큰 줄기는 싱크대에 닿아있었다.) 1층 할머니의 버려진 공터같은 생활용품 콜렉션에 익숙해지고, 바퀴벌레에 익숙해지고, 혼자 밥을 차려 먹는 것에도 익숙해지면서 나는 영락없는 ‘이 집 [...]
사람을 사람으로 존재하게 하는 것은 ‘과거’라는 것을 야스타가는 깨달았다. 이 ‘과거’는 경력이나 생활 이력 같은 표층적인 것이 아니다. ‘피’의 연결이다. 당신은 어디서 태어나 누구 손에 자랐는가. 누구와 함께 자랐는가. 그것이 과거이며, 그것이 인간을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만든다. 그래야 비로소 ‘존재’하는 것이다. 과거를 잘라낸 인간은 거의 그림자나 다를 게 없다. 본체는 잘려버진 과거와 함께 어디론가 사라져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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